헤어질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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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질 결심, 박찬욱의 관조하기Cine 2022. 11. 15. 20:10
마침내 해 질 녘 무렵 바다가 들어오는 모레 사장에 도착했다. 아무런 인적도 없는 그곳에서 한 남자는 누군가를 절실히 찾아 헤매지만, 자연은 무심하게 자신의 할 일을 하고 있다. 바위들은 그저 그곳에 있고, 해는 여느 때처럼 지고 있으며, 바다는 점점 더 땅으로 들어오고 있다. 어둠이 깔리자 바다에 자욱했던 안개는 노래가 되어 묘하게 서글픈 마음을 전달한다. 빨간 딱지를 뗀 사랑 박찬욱 감독의 작품에 대해 이야기 할 때, 그로테스크함과 바로크적인 표현방식을 이야기하곤 한다. 헤어질 결심에서 박찬욱 감독은 그로테스크함을 대폭 줄였다. 간간히 그로테스크한 장면이 나오기는 해도 빨간딱지가 붙을 정도는 아니었다. 이런 의외의 시시함(?)에도 수사를 따라 진행되는 이야기 속에서 몰입감과 긴장감은 충분히 확보되었고..